스포) 그래서 80년대 문학하고 애니가 뭔 상관인데 씹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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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여기에 나온 작가들이 서브컬쳐를 지배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적은 글이 아님
예를 들어 마이조 오타로나 초창기 니시오 이신 같은 놈들은 자국 순문학 + 온갖 추리 소설 + 보네것 식 SF + 미소녀 애니메이션, 점프식 이능력 배틀물 등등에 기반한 기괴하기 짝이 없는 글을 쓰는데
이게 일본 서브컬쳐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습임
존나 많은 게 이리저리 섞여 있는데 이상하게 기류는 있어
그러니 "이런 영향도 있구나!" 정도로 넘어가면 됨
이번 글에서는 더블 무라카미 정도만 소개하려고 함니다
물론 언급되는 작품은 대부분 스포일러 하니 알아서 피하셈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만 스포일러 하니 이 두 작가한테 별 관심 없으면 그냥 봐도 됨
1. 시대적 배경
일단 전제로 깔고 들어가야 하는 거 하나
이 글에서 튀어나올 1970 ~ 1990 초반은 문학의 영향력 자체는 줄어들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전성기에 비해 영향력이 극도로 줄어든 시대는 아니었음
책이 그래도 어느 정도 사회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시기였어요
지금하고는 달라
그러면 무라카미 류와 무라카미 하루키가 데뷔하기 전 일본에서는 어떤 작가들이 각광 받았느냐
뭐 여럿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뽑고 싶은 작가는 이 셋임
순서대로 오에 겐자부로, 미시마 유키오, 아베 코보
셋다 글 존나 잘 써서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오에 겐자부로는 실제로 노벨 문학상 수상까지 함
이들은 2차 전쟁을 체험했지만 그 뒤에 어른이 된 세대고, 작품에도 어느 정도 그 영향이 드러남
이 중에서 앞 둘을 설명하겠음
오에 겐자부로는 반 천황주의자로, 전쟁의 폭력성과 일본에 스며든 패배주의를 그로테스크한 표현과 아이러니를 통해 보여줬고 (초창기 기준)
미시마 유키오는 초창기에는 내면 위주의 문학을 적었으나 천황을 지지하면서 불교, 탐미주의, 이데올로기 등등이 뒤죽박죽 섞인 유일무이한 세계관을 구축함
예를 들어 오에 겐자부로의 "세븐틴" 이라는 소설은 자위에 집착하던 열 일곱 살 소년이 우익으로서 인정받아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블랙 코미디고, 이거 내고 나서 우익한테 살해 예고를 받음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 이라는 소설은 천황 친정제 복원을 위하여 쿠데타를 일으킨 동료들을 처형하게 된 군인이 아내랑 할복 자살하는 소설임
이 두 사람은 정치 성향은 정반대면서 서로 소설 개 잘 쓴다고 빨아줬어요 왜냐하면 실제로 잘 쓰거든
무튼 중요한 건 각자 나름대로 "전후의 일본" 이나 "전쟁에 참가하지 못한 / 않은 자신" 의 형상을 다뤘다는 사실임
초창기 오에 겐자부로가 본 전후의 일본인은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아하는 거세된 개" 비슷한 거였고
미시마 유키오는 "패전으로 인하여 거세된 자아의 복구" 를 외쳤다는 해석이 있어요
당연히 이런 해석으로 간단히 설명될 수 있는 작가들은 아니지만 중요한 건 전쟁이 깔려 있다는 거임
그러다가 일이 터짐
1970년 11월 25일
미시마 유키오가
자위대를 점거하고는 전파를 납치, 그대로 자신이 할복 자살하는 모습을 라이브로 내보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거임
미친 정신 나간 소리 같겠지만 이런 일이 진짜로 있었어요
이게 존나 충격적인게 미시마 유키오는 노벨 문학상을 탄다 수준이 아니라 그냥 이 놈이나 오에 겐자부로는 냅두면 받겠다고 동서양 다 인정하는 작가였거든
이 병신 같은 사건은 앞서 말한 "전쟁 후 세대" 의 끝을 고하는 상징이 되었고, 문학계의 바통은 자연스럽게 전쟁이 끝나고 태어난 세대한테 넘어가게 됨
2.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 - 더블 무라카미와 "탈정치" 의 시작

일단 데뷔는 무라카미 류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1976년에 먼저 함
그 다음으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1979년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로 군조 신인 문학상을 받으며 데뷔
이 작품도 반향이 컸지만 류 수준은 아니었어요
애초에 한 90년대 초반까지는 류가 더 좋은 평가를 얻었음
2026년에 이르른 지금에서는 좀 의아할 거임 하루키를 아는 사람은 많아도 류를 아는 사람은 적을테니까
당시 류가 각광을 받은 이유는 심플한데 이 새끼 데뷔작부터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까지 폼은 개지렸거든
특히 데뷔작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였는데 이게 존나 큼
이걸로 일본 문학계에서 가장 저명한 신인상을 두 개 동시에 수상한다
단순히 어그로 끌기가 아니라 그만큼 개쩌는 소설이라서 그럼
뭣하면 무라카미 류는 커리어 내내 이거 이기는 소설을 적은 적이 없을 정도임
한국에 나온 무라카미 류 소설 거의 다 절판났는데 이것만 살아있음
이 작품은 헤로인 복용, 난교, 자해, 강간, 죽음, 정신 붕괴, 환각 등등 온갖 자극적인 소재를 버무린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다름아닌 그 상징적인 문체임
보고 나서 설명하는게 빠를테니 일부분을 인용함
뚱뚱한 백인 여자가 내 발 밑에 앉았다. 연한 금색 치모 아래 검붉은 성기가 늘어져 흔들린다. 마치 잘라 낸 돼지의 간 같다. 잭슨은 거칠게 백인 여자의 커다란 유방을 움켜쥐고 내 얼굴을 손으로 가리킨다. 백인 여자는 하얀 배를 덮은 유방을 흔들며 나를 들여다본다. 잭슨의 페니스로 인해 찢어진 내 입술을 어루만지면서 귀여워라, 하며 작은 입으로 웃는다. 백인 여자는 내 한쪽 발을 들어 자신의 돼지 간 같은 성기에 문지른다. 그녀의 몸에서 썩은 게살 같은 냄새와 풍겨 와 나는 토할 것 같다.
분명 1인칭인데 극도로 묘사 중심적이고, 자아의 서술이 사실상 거세되어 있음 본편 내내 주인공 심리 묘사가 한 줄 나오던가?
이 문체 자체가 무라카미 류가 바라본 현대 일본인임
현대인은 자신의 심리를 묘사할 자아가 없는 상태인 거야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는 다름
아래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의 도입부임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내가 대학생 때 우연히 알게 된 어떤 작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 참뜻을 이해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뒤지만, 당시에도 최소한 그 말은 내게 일종의 위안이 되기는 했다. 완벽한 문장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그러나 역시 뭔가를 쓰려고 하면 언제나 절망적인 기분에 사로잡혔다. 내가 쓸 수 있는 영역은 너무나도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코끼리에 대해서는 뭔가를 쓸 수 있다 해도, 코끼리 조련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그런 뜻이다.
8년 동안 나는 계속 그런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8년 동안. 긴 세월이다.
마찬가지로 1인칭인데 좀 더 내면에 가까움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사회를 깊게 파고 들어가지 않고, 글 자체도 얼핏 보면 타인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기 보다는 무심한 면이 있음
하루키 본인은 이 시기의 자신이 적은 글은 detachment, 그러니까 무심함이 중요했다고 직접 밝힌 바 있어요
이렇다보니 "내용이 아무것도 없다" 는 평을 듣기도 하고, "이거 결국 영문학 따라쟁이 아님?" 이나 "번역체가 존나 심하네" 등등 호불호가 많이 갈렸음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이념을 대놓고 꺼내지 않는다는 점임
이념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좀 어폐가 있는데, 그걸 표면에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음
2026년의 관점으로 보기에 무라카미 류와 무라카미 하루키가 정치적인 이야기를 정말 하지 않았나?
그건 아님 저 사람 둘 다 전공투를 직접 본 사람들이거든
무라카미 류의 "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 는 대놓고 미군 기지 근처가 배경이고, 이 놈은 이후에 계속 어느 정도 사회파적인 작품을 적음
무라카미 하루키도 "노르웨이의 숲" 이후로는 정치적인 방향이 점점 짙어지고, 뭣보다 류나 하루키나 어느 정도
전후나 전공투의 여파, 서구화되어가는 "일본" 을 보는 현 세대의 정체성 상실을 다뤘다는 평가가 있음
1990년대에 나온 "태엽감는 새 연대기" 부터는 정치색이 더 강해짐
그 작품은 관념의 내가 "관념으로서 구시대 일본" 을 죽이고, 현실의 아내가 "현실로서 구시대 일본 정신" 을 죽이는 이야기라고 해도 됨
하지만 당시 비교 대상은 오에나 미시마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저 둘이 자기 세대 이후 - 헤이세이의 "정치의 영향이 옅어진 이야기" 의 파이오니어 였다는 사실은 분명함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는 분명 자본주의나 서구화된 흐름을 비판하지만 그건 이념이나 그런 층위에서 다루어지지도 않고, 확실하게 그런 작품이라고 말을 하지도 않음
그냥 미치광이처럼 퇴폐적인 나날을 존나 건조하게 묘사하고, 정말 중요한 건 "상실감" 그 자체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는 말할 필요가 없음 이거 소설 내용 절반 이상이 섹스하고 쥐랑 노가리까고의 반복임
이런 기조는 확실히 사조를 바꿔버렸고, 80년대 일문학의 대표 스타였던 이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일본 서브컬쳐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침
3. 코인로커 베이비와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
여자는 갓난아기의 배를 누르고 그 아래 있는 성기를 입에 물었다.
1981년에 출간된 "코인로커 베이비즈" 는 이 센세이셔널한 문장으로 시작함
유기된 아이, 모성과 부성을 갈망하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 트라우마로 인한 파탄 등등
이후 일본 서브컬쳐를 상징하는 기호들은 여기서 시작함
앞서 말했듯 무라카미 류가 본 일본 사회란 "자본주의와 서구화가 진행되어 인간성이나 자아를 상실해버린 상태" 였고
이런 류에게 1979년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재팬 애즈 넘버원'(Japan as number one·세계 제일 일본)이라는 책을 낼 정도로 진행되어 있던 경제 호황 속을 살아가는 인간 군상은 존나 꼴보기 싫은 광경이었음
왜냐하면 이 때에 "기를 여력이 없는 아이를 코인 로커에 유기하는 문제" 등등 새로운 사회 문제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거든
그래서 나온 작품이 이 코인로커 베이비즈
코인로커에 유기된 두 남자 아이가 "어릴 적 정신 병원에서 들은 심장 소리에 얽혀버린" 이야기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얼굴도 모르는 놈들이 몰려들어 우리를 제멋대로 요리하려 한다, 그렇다, 무엇 하나 변한 게 없다, 우리가 코인로커에서 큰 소리로 절규했던 그떄부터 하나도 변한 게 없어, 거대한 코인로커, 그 안에 풀장과 식물원이 있고, 작은 애완용 동물과 벌거벗은 사람들과 악단, 미술관, 영사막, 정신병원들이 갖춰진 거대한 코인로커에서 우리들은 살고 있는 거야, 한 꺼풀 한 꺼풀 껍질을 벗어던지며 욕구를 따라가면 벽에 부딪친다, 벽을 기어오른다, 뛰어오르려고도 한다, 벽의 꼭대기에서 비아냥거리며 웃고 있는 놈들은 우리들을 발로 걷어찬다, (이하 생략)
여기서 류가 시도한 파격은 다음과 같음
- 대중문화의 도입과 파편적인 이야기, 오컬트, SF적 상상력의 적극적 채용
- 넌센스하지만 강렬한 캐릭터 (애완악어를 키우는 여자 등등)
- 윤리적 극단을 통한 구원
유기된 아이, 모성과 부성을 갈망하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 트라우마로 인한 파탄과 윤리적으로 극단적인 선택? 넌센스하지만 강렬한 캐릭터? 대중문화의 도입과 SF, 오컬트적 상상력?
어 시발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음?

헉!
맞음 안노 히데아키가 무라카미 류 좋아했음
존나 좋아해서 무라카미 류 소설 실사 영화화도 하고
에반게리온에는 대놓고 무라카미 류 소설 캐릭터에서 이름 따온 캐릭터들을 집어넣음
그리고 무라카미 류한테 직계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이 하나 더 있음
코드기어스임
이 작품하고 에반게리온 같은 경우는 똑같은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었는데

그게 이 1984년부터 연재한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이라는 작품임
이게 무슨 내용이냐면
스즈하라 토우지
라는 남자랑
"제로"
라고 불리는
아이다 켄스케
라는 남자가 파시스트 집단을 창설하여 경제 위기에 처한 일본에 쿠데타를 일으키고 미국과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싸우는 내용임ㅋㅋㅋ 시발
이 작품도 첫문장이 재밌음
나는 27년 전, 조선소 정문 맞은 편에 있는 어느 펫샵에서 태어났다. 동물에 둘러쌓여 자랐다.
펴보니까 이거네
제발 재번역 좀 해다오
아무튼 이 소설은 나온 순간 서브컬쳐계의 열광, 몇몇 문학 평론가의 찬사와 논쟁을 불러 일으켰음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 중 중요한 인물이 있는데
바로 당시만 해도 취미와 겸업 작가 사이에 서 있던 무라카미 하루키임
4. 양을 쫓는 세계의 끝과 노르웨이의 숲
사실 무라카미 하루키는 "1973년의 핀볼" 을 적을 때까지만 해도 자기가 전업 작가가 될 생각은 없었다고 해요
물론 1973년의 핀볼 제목 꼬라지부터 자기 아쿠타가와 상 안 준 오에 겐자부로 대표작 제목 따와서 맥인 거라 진위는 불확실함
아무튼 작가 활동을 이어나가던 무라카미 하루키는 "코인로커 베이비즈" 를 읽게 되고, "나도 이런 강렬한 이야기를 적고 싶다" 라는 욕망이 생겼다고 함
그래서 나온 작품이 바로 "양을 쫓는 모험"
앞서 나는 류가 코인로커 베이비즈에서
- 대중문화의 도입과 오컬트, SF적 상상력의 적극적 채용
- 넌센스하지만 강렬한 캐릭터 (애완악어를 키우는 여자 등등)
- 윤리적 극단을 통한 구원
와 같은 특징을 보여줬다고 했음
무라카미 하루키도 마찬가지로 이 소설에서
- 대중문화의 도입과 오컬트, SF적 상상력의 적극적 채용
- 넌센스하지만 강렬한 캐릭터 (애완악어를 키우는 여자 등등)
와 같은 특징들을 시도함
근데 그 방식이 많이 다름
1. 무라카미 하루키는 샐린저, 보니것, 브라우티건에게 영향을 받은 "환상성"을 구사함
이게 무슨 이야기냐? 존나 뻔뻔하다는 거임
샐린저의 단편 중 "바나나피쉬를 위한 완벽한 날" 같은 경우는 시모어 글래스라는 캐릭터의 배경을 초반 대화에서 추측해내지 않으면 후반의 동기를 이해할 수 없음 - 그러니까 동기를 굳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음
커트 보니것은 SF적 요소를 블랙 유머와 아이러니를 위한 장치로서 기막히게 사용하고
리처드 브라우티건은 이런 글을 쓰는 사람임
그 남자는 동료를 정신없이 먹어대는 쥐 한 마리에게 다가가 머리에 권총을 겨누었다. 그 쥐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계속해서 먹고 있었다. 총의 공이가 짤깍 하자, 쥐는 먹는 것을 잠시 멈추고 눈 가장자리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쥐는 우선 권총을, 다음에는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 눈은 친절하게 보였고, “우리 엄마가 어렸을 때 디나 더빈처럼 노래했답니다.”라고 말하려는 듯했다. 남자는 방아쇠를 당겼다. 그에게는 유머 감각이 없었다.
이렇다보니 작품의 논리나 넌센스함을 크게 설명하지 않음
일본의 유명한 평론가는 이걸 "게임적이다" 라고 디스박고 그랬어
2.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접적으로 대중문화를 인용함
이건 데뷔작부터 그랬음
마찬가지로 샐린저나 피츠제럴드 같은 미국 문학 영향
3. 주인공의 태도가 다름
예컨대 무라카미 류는 위 코인로커 베이비즈에서 인용한 구절만 봐도 존나 개빡쳐보이잖아
하루키는 아침에 일어나 파스타를 먹고 "순수이성비판" 을 읽으면서 바이닐로 "빌 에반스가 연주한 kind of blue" 를 듣다가 여자나 개성적인 누군가의 연락을 받고 나서야 "이런이런" 하면서 움직이고, 예쁘거나 어디 한 곳이 특이한 여자랑 섹스를 한 뒤 기이한 일상에 빠짐 - 앞서 언급했던 detachment의 연장선임
존나 익숙하지 않음?
모르겠으면 조금 바꿔서 말해줄게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서 "니시오 이신" 을 읽으면서 이어폰으로 "스즈미야 하루히가 부른 God knows" 를 듣다가 미소녀의 연락을 받고 나서야 "이런이런" 하면서 "활기찬 히로인" 과 "기이한 일상" 을 체험함

어 이 시발?
물론 하루키가 이런 태도를 취한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
1. 영향 받은 작품 대부분이 일문학이 아니라 레이먼드 챈들러나 피츠제럴드 같은 미국 문학임 (물론 일문학 영향을 받기는 함)
2. 이렇게 소비하는 "기호품" 으로만 설명/구분 가능한 상태가 하루키가 본 평범한 인간 초상이었음
뭐 이유가 있다 이 말입니다
여기서 시도한 환상성이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본격적으로 본인의 스타일을 확립하게 됨
이 때 나온 대표작이 바로
이 놈임
이 작품은 서브컬쳐계에 정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
어떤 점에서 영향을 끼쳤냐면
1. 분명 존재하지만 완전히 설명되지는 않고, 가장 중요하지도 않은 "존재" 로서의 거대한 단체와 설정, 내부 요소들
2. 조용조용히 묘사하지만 개성이 또렷한 주변 인물들과 "보이 미츠 걸" 서사
3.
주인공의 내면이 또 다른 "세상" 을 만들어냈고, 주인공은 그 세상을 만들어낸 책임을 지기 위해 현실에서는 사실상 사망하고, 내면의 세계에서 탈출하기를 그만둔다는 결말
웅덩이가 내 그림자를 완전히 삼켜 버린 후에도 나는 오래도록 그 수면을 쳐다보고 있었다. 수면에는 파문 하나 남지 않았다. 물은 짐승의 눈처럼 파랗고, 그리고 잔잔했다. 그림자를 잃고 나자, 나 자신이 우주의 끝에 홀로 남겨진 듯 느껴졌다. 나는 이제 어디로도 갈 수 없고, 어디로도 돌아갈 수 없다. 이곳은 세계의 끝이며, 세계의 끝은 어디로도 통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세계는 종식을 고하고, 고요히 머물러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3번임
이 3번의 요소가 90년대부터 나온 작품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침
이제 세계가 나의 주체가 되는 정도가 아니라,
현실 이상으로 내 내면이 거대한 세계가 된 시대를 알리는 작품이기 때문
당장 생각나는 작품만 해도
Key의 마에다 준을 비롯한 에로게와 일부 전파계 무브먼트, 에반게리온을 비롯한 세카이계, 하이바네 연맹의 존재 그 자체, serial experiments lain이나 신카이 마코토, sonny boy
등등이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음
물론 전파계나 에로게는 좀 복잡함
오오츠카 켄지라는 가수가 있는데, Leaf사의 시즈쿠라는 작품이 이 작가가 적은 "반짝반짝 빛나는 것" 이라는 단편 소설을 그대로 채용하면서 생긴 전파계라는 기조가 생겨남
여기에다가 "도구라 마구라" 등등을 비롯해 좀 특이하게 발전한 일본의 추리 소설, 소년 만화, SF 등등에 영향을 받은 니시오 이신, 마이조 오타로, JDC 시리즈 등등을 위시한 파우스트계에 용기사 07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을 받은 key 사하고 교고쿠 나츠히코의 문체에 나스 키노코가 또 영향을 받고, SF계에 영향을 받은 다나카 로미오나 비트겐슈타인 빠돌이인 스카지........ 아무튼 이건 너무 길어지니 패스
아무튼 존나 영향이 크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음
적어도 Key사에서 나온 작품은 대부분 이 작품에게 빚을 지고 있음
이 작품으로 자기 세계를 확립한 하루키는 조금 쉬어가는 느낌으로 환상성이 배제된 작품을 적는데
그게 이 놈임
발간된 1987년에 이 책은 정말 믿기 힘들 정도로 히트를 치고, 하루키 붐을 본격적으로 이끄는 데에 일조함
위에 적은 것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활기차지만 어딘가 독특하고 음울한 여자 미도리" 와 "우울증에 걸려 허덕이는 나오코" 사이를 오가며 섹스를 하는 내용임
덤으로 조연으로 "지적 허세를 부리는 인싸 남자 선배" 와 "찌질하고 말을 더듬는 룸메이트" 도 나옴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다른 점은 있음
노르웨이의 숲은 사람이 픽픽 죽음.............
아무튼 무라카미 하루키 이야기는 하루종일도 할 수 있음
예를 들어 이 글에서는 구조적인 부분을 비롯해 여러 이야기를 일부러 빼먹었는데
앞서 말한 용기사 07이나 니시오 이신의 광적인 서사 집착이라던가 뭐 그런 거
그것까지 이야기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고 이름도 많아져서 머리 아파
이쯤에서 끝내는 게 맞는 것 같음
5. 결론
1. 70년대 이후, 정치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문학의 주류 흐름은 일본 서브컬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침
2. 특히 당대에 히트를 친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가 큰 역할을 함
3. 이외에도 할 말은 많지만 너무 피곤하니 직접 알아보십시오
형편없는 정보글을 끝까지 봐줘서 ㄱㅅ함니다
출처: 분기애니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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