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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교관이 말해주는 징집병 훈련소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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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마잡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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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자체는 매우 부실하고 명백히 부족했다.
모든 훈련은 형식적이고 보여주기식에 불과했다.
현실의 전훈을 반영한 제대로 된 훈련 프로그램은 없었다. 무엇을 가르쳐야 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아는 경험 많고 교관이 없었다. 사진 보고서가 난무했다. 그들은 병사들을 훈련장으로 데려가 필요한 사진만 찍고는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지휘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징집병들을 잘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도록 엄청난 양의 서류를 제시간에 작성하는 것이었다. 상급 지휘부의 끊임없는 검열과 어처구니없는 괴롭힘이 끊이지 않았다. 부대원의 약 3분의 1은 여러 가지 이유로 훈련에 불참했다. 직장에 출근 하거나, 본부에서 행정 업무를 보거나 하는 등의 이유였다.
훈련 프로그램은 본부에서 일하는 징병부 직원들이 직접 작성했다. 저녁에 본부 직원이 무작위로 선정된 훈련 주제를 인쇄해서 아침에 우리에게 나눠줬다. 우리는 그 훈련을 진행해야 했다. 그래서 내일 뭘 할지 미리 알 수가 없었다. 훈련 준비도, 계획도, 병사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생각할 수 없었다.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도 없었다. 매뉴얼이나 지침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제가 징병 생활을 하던 시절에는, 부대에 마련된 서류함에 ​​각종 규정, 무기별 국가지시서, 그리고 다른 책들이 쌓여 있었다.
교육 자료도 전혀 없었다. 필요한 모든 정보는 온라인에서 찾아야 했다. 예를 들어, 지뢰 교육 시간에는 휴대폰으로 여러 지뢰 사진을 보여주고 온라인 참고 서적도 활용했다. 물론 이건 나의 경우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게 없는 경우도 많았다. 포스터나 모형도 없었다.
그리고 훈련 주제들은 솔직히 말해서 쓸모없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M60 전차의 취약점과 대처법"이라는 주제가 있었다.
도대체 M60이 뭔지 내가 어떻게 아는가?
이게 무슨 농담인가? 여기서 그 전차를 만날 일도 없는데? 차라리 티거나 페르디난트를 상대하는 법을 배우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국경으로 배치되는 징집병들을 위한 선발 과정은 없었다. 건강 상태나 사기를 기준으로 한 선발도 없었다. 동시에 부대는 가장 유능한 병사들을 훈련 중대에 남겨두려고 노력했다. 솔직히 많은 병사들은 왜 국경에서 복무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곳으로 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네 친구들은 모두 후방에서 잘 복무하고 있는데, 자신들만 국경으로 가게 되었다고 불평했다.
훈련 과정은 대략 이랬다. 선서하기 전 첫 한 달 반 동안은 격납고에서 훈련과 지루한 강의만 계속됐다. 대대 전체를 격납고에 몰아넣고 의자에 앉힌 다음, 징집병들에게 온갖 엉터리 같은 내용을 읽어주고 필기를 시켰다. 범죄 관련 기사일 수도 있고, 역사 이야기일 수도 있고, 선전물일 수도 있었다.
훈련장에서 훈련이 시작됐다. 그런데 어떤 훈련이냐면,  훈련장에 도착하면 그날의 훈련 계획표를 펼쳐보고 훈련을 시작해야 하는데, 계획표가 엉터리라서 즉흥적으로 대처해야 했다. 그때그때 제 생각을 떠올리고, 보여주고, 설명해야 했다. 훈련 계획표를 엄격하게 지키고 제멋대로 행동하지 못하게 하려는 중대장이나 대대장과 자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훈련용 수류탄이 없어서 투척 훈련 전에 돌멩이나 나무 모형을 던져보는 게 전부였다. 돌멩이로 훈련하면서 어떻게 수류탄 사용법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사격 훈련이 몇 차례 있었지만, 그것들도 순전히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다. 사격장에 들어가기 전 두 시간 동안 무기와 방탄복을 지급받는데, 기관총 영점 조절이나 실전 훈련은 전혀 없었다.
그냥 여섯 발 쏘고 표적 맞추면 되는 식이었다. 다음. 맞히든 못 맞추든 상관없었다.
또 다른 단점은 사격 훈련 중에 여러 훈련 스테이션을 설치한다는 것이었다. 오늘은 1중대가 11개의 스테이션에서 훈련했고, 내일은 14개나 될 예정이었습니다. 조준, 개머리판 조준, 자세, 재장전, 수류탄 투척, 지휘관 박스, 분해/조립, 응급 처치, 지뢰 매설, 보병용 삽 던지기 등등.
결과적으로 시간이 부족해서 병사들은 시설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아무것도 따라가지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한 채 머리가 멍해졌다. 그들이 도착해서 설명을 시작하려는 순간, 다음 파트로 옮겨야 한다는 신호가 온다. 그러면 그 파트는 생략하고 다음 스테이션으로 뛰어간다. 이동하는 시간, 정렬하는 시간등을 포함하면 결국 훈련은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하고 다음 파트로 이동해야 한다. 결국 그들은 포기하고 모든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닫게 된다.
수업 중 한 번은 보병전투차량에 타고 내리는 방법을 시연해야 했다. 저는 병사들에게 BMP에 제대로 타고 내리는 방법 등 모든 것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때 대대장이 다가왔습니다.
대대장: 동지 하사,
교관 완장은 어디 있나? 완장도 없이 어떻게 훈련을 진행하는 건가?
그리고 왜 병사들이 지붕 위에 앉아 있는 건가? 차에 태워라.
나는 병사들에게 BMP 안으로 탑승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또 대대장이 훈수를 뒀다.
대대장:  왜 차량이 멈춰 서 있는 건가? 병사들은 차량이 이동하는 중에 승하차 할 수 있어야 한다
나: 소령님, 이 친구들은 BMP를 난생 처음 타보는 겁니다. 먼저 연습을 해봐야 합니다. 아니면 누군가 궤도에 깔리는 걸 보고 싶으신 겁니까?
훈련장에 사열대가 도착할 예정이면 모두가 준비 태세를 갖추고 앉아 있다가, 사열관이 장군이 탄 차량이 나타났다고 보고하는 순간 모두가 순식간에 허둥지둥하는 척하기 시작한다.
탄약 보급소에서 부사관들이 병사들의 탄창에 15발을 장전해줬다. 내가 왜 이러냐고, 병사들이 직접 장전하게 하면 되지 않냐고 묻자, 그들은 이렇게 하는 게 더 빠르고 안전하고 대답했다. 병사들이 직접 장전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총알을 훔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닌데,
그럼 병사들이 자대 배치되면 거기서는 어떻게 장전하지?
야간사격이 한 차례 있었지만, 예광탄이나 야간 투시경은 사용되지 않았다. 그냥 저 쪽에 표적이 있으니 쏘라는 식이었다. 아무도 그들이 어디를 쏘았는지 알지 못했다.
우리는 RGN 수류탄을 몇 번 던졌다.
하지만 징집병들은 수류탄보다 대대장을 더 무서워했다.
대대장이 모두에게 멍청하고 수류탄 사용법도 모른다고 소리쳤기 때문이다
.
뭐, 당연히 몰랐겠지, 먼저 가르쳐야 던질 수 있을텐데 말이다.
유탄발사기와 기관총 사수들을 위한 별도의 훈련은 없었다. 물론 우리가 설명하고 시범을 보였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별도의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1개 소대를 훈련시키면 괜찮겠지만, 때로는 중대 전체가 배정되는데 그러면 모두를 훈련 시킬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나중에 국경에 가서 경비를 맡은 징집병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들은 6개월 훈련 동안 실탄을 한 번도 쏴보지 못했다.
안전사고 때문에 사격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PUS-7(RPG-7 모의훈련용 축사탄 발사기)만 한번 쏴봤다고 했다. 그들은 탄약의 종류와 설계, 특성과 차이점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그들은 기계식 조준경이든 광학식 조준경이든 조준 눈금을 사용하는 방법조차 몰랐다. 제가 그들에게 어떤 지뢰를 아는지 물었더니, 한 명이 대전차 지뢰와 대인 지뢰가 있다고 대답했다. 6개월 훈련 동안 그들이 지뢰에 대해 아는 것은 그게 전부였다.
훈련의 절정은 물론 모든 지급품을 운동장에 펼쳐놓고 진행하는 열병식 검열이었다. 사단 본부에서 온 검열관들이 목록을 확인하며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지 점검했다. 그들은 그 물품들이 야전에서 필요한지 불필요한지는 관심없어했다. 그저 리스트에 있는지 없는지만 관심 있어했다.
제일 자주 한 훈련은 '생태학 강의'다.
텐트 주변의 풀을 뽑거나 배수로를 파고 텐트에 난 구멍을 꿰매는 등, 부대 생태를 파악하는 일
이었다.
한번은 소대를 이끌고 어느 창고에서  응급처치, 지혈대, 기타 장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때 대대장이 지나가다가 이 모습을 보고 물었다.
대대장: 왜 격납고에 없고 뭘 하고 있는 건가?
나:  야전 응급처치술을 교육 시키고 있습니다.
대대장: 그만해, 지금 생태학 시간이다. 얼른 여기서 나가주게.
그 인간한테는 생태학 강의가 훨씬 더 중요했다.
하지만 훈련이 끝날 무렵, 우리는 징집병들은 훈련 과정을 수료했고, 필요한 모든 훈련과 사격 시험을 마쳤으며, 전반적으로 진정한 레인저임을 증명하는 서류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또한 훈련소 지휘부에 대한 불만이 없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기본적으로 지휘부는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실, 모든 것을 가르친 건 우리였다. 그들은 징집병들에게 국경 지역 복무에 자원했다는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징집병들에게 그건 사기극이자 은폐라고, 그런 보고서는 절대 쓰지 말라고 경고했다. 만약 전사한다면, 그들은 징집병들의 부모님에게 "여기 당신의 자녀분이 서명한 서류가 있습니다"라고 말할 거라고 했다.
훈련 기간 내내 여러 부대의 담당자들이 정기적으로 우리 교관들을 찾아와 계약서에 서명하라고 유혹했다. 높은 연봉을 약속하고, 특별 군사 지구에는 배치되지 않을 거라고 맹세하는 등 온갖 허튼소리를 늘어놓았다. 저는 부하들에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속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몇몇은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들은 사령관실에서 근무하게 될 거라고 약속받았지만, 곧이어 공격 임무에 투입될 거라고 들었다. 그는 거의 울려고 했다. 그 후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다.
요약하자면, 이런 훈련을 받고 나면 병사들은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거의 없었다. 물론, 제대로 된 프로그램과 교관만 있다면 3개월 만에 충분히 훈련시킬 수 있겠지만, 훈련 과정을 조직할 만한 유능한 사람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징집병들도 훈련에 관심이 없었다
. 그들은 그저 대충 시간을 때우며 1년의 복무기간을 채우고 빨리 집에 가고 싶어했을 뿐이다. 한번은 이런 사건이 있었다.
우리 중대 징집병들의 부모들중 생각 있는 사람들이 모여 지인을 통해 전 스페츠나츠 소령 출신 민간인을 설득해 교관으로 초빙했다. 자신의 아들들이 조금이라도 잘 살아남는 법을 배우길 원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들의 생각에 동의하며 일부러 일정을 비워줬다. 스페츠나츠 출신이라면  우리보다 더 잘 가르칠 거라고 생각했다. 그를 부르기 위해 부모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았다. 이윽고 그가 우리 부대를 방문하여 징집병들을 훈련 시켰다. 그는 열의가 있어 보였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징집병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징집병들은
"우리를 속였어", "이걸 왜 배워야 하는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우리는 이거 다 알고 있어. 우릴 내버려두란 말이야"
등의 소리를 하며 징징 거렸다. 우리는 그에게 사과해야만 했다. 결국 그는 실망하며 떠났다.
국경에 배치된 징집병들은 근무지에서 잠을 자고, 무기를 분실하며,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았다. 무기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아 작동되는게 많지 않았다 . 그들은 싸우거나 국경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없고, 그저 전역 증명서와 훈장 몇 개만 따려고 했다. 심지어 징집병들이 포로로 잡혀 포로 교환된다는 말이 사실인지 공개적으로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합리적이고 배울 의지가 있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했다.
국경 수비에 대한 징집병들의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태도는 때때로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2024년 쿠르스크에서 왜 그렇게 비극적인 결과가 나왔는지 분명해졌다.
https://dzen.ru/a/aZS8stKrAQYDZODh
이 강렬한 기시감
참고로 자원병들의 경우 훈련 시간에 술 마시고 주말에는 아예 무단으로 점프했다고 함.
출처: 군사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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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랄로님의 댓글

  • 랄로
  • 작성일
와 이런일이 있었네요;;

비정형파님의 댓글

  • 비정형파
  • 작성일
잘 보고 가요

서흐므님의 댓글

  • 서흐므
  • 작성일

침전등님의 댓글

  • 침전등
  • 작성일
머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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